노후 배관·구조적 하자는 임대인 책임
보험보다 책임 주체 판단이 먼저
겨울철 동파와 누수 사고가 잇따르면서 전세·월세 거주자의 보험 보상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늘고 있다.
특히 누수 원인이 건물 구조상 하자인지, 임차인의 관리 소홀이나 과실인지에 따라 보험 보장 여부가 크게 달라져 가입한 화재보험 특약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구조적 하자는 임대인 책임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임차인이 사용·관리 중인 급·배수 설비에서 동파나 파손이 발생해 아랫집에 피해를 입힌 경우, 법률상 배상 책임이 인정되면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으로 보상이 가능하다.
장기간 외출로 난방을 하지 않아 배관이 동파되거나 세탁기 연결 호스 관리 부실로 누수가 발생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누수 원인이 노후·매립 배관 등 건물 자체의 구조적 하자로 판단되면 배상 책임은 임대인에게 귀속된다.
이 경우 임차인 보험으로는 보상이 불가능하며, 집주인이 가입한 화재보험의 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이나 시설소유자배상책임 담보로 처리해야 한다.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이 같은 책임 구분을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삼성화재 주택화재보험은 급배수시설 누출손해 특약을 통해 급·배수 설비의 우연한 사고로 인한 누수 피해를 보장한다.
다만 이는 자기 주택의 직접 손해에 대한 담보로, 아랫집 피해는 임차인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 가정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으로 처리된다.
건물 하자로 판명되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DB손해보험 역시 주택화재보험에 급배수시설 누출손해Ⅱ 특약과 가족일상생활배상책임Ⅲ 특약을 운영 중이다.
임차인의 관리 책임이 인정되는 누수 사고는 배상책임 담보로 보상이 가능하지만, 구조적 결함이나 노후로 인한 사고는 임대인 책임으로 분류된다.
KB손해보험 화재보험에는 임대 주택 사고에 대비한 ‘임대인배상책임Ⅱ’ 특약이 있다.
이 특약은 임대 주택의 소유·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우연한 사고로 임대인이 법률상 배상 책임을 질 경우,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뒤 가입 금액 한도 내에서 보험금을 지급한다.
노후 배관 파손이나 관리 소홀로 인한 누수 피해도 보장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도 유사한 구조의 특약을 제공한다.
두 회사 모두 급·배수시설 누출손해 담보로 자기 주택 수리비를 보장하고, 아랫집 피해는 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을 통해 처리한다.
다만 외벽 균열, 방수층 손상, 공용 배관 하자 등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 누수 사고, 보험보다 책임 주체 판단이 먼저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겨울철 누수·화재 사고와 관련한 소비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금감원은 전세 주택에서 누수 원인이 건물 구조상 하자인 경우 임차인의 보험으로는 보상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2020년 4월 이전 가입한 일부 보험은 ‘피보험자 거주 요건’이 있어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 보상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사 시 보험증권상 주택 정보 변경, 건물 개조나 장기 공실 발생 시 보험사 통지 의무 이행, 급·배수시설과 건물 하자에 대한 보장 범위 구분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누수 사고는 단순히 보험 가입 여부보다 사고 원인이 임차인 과실인지, 건물 구조 하자인지를 가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으면 보험 보상도 지연될 수 있는 만큼, 평소 특약 내용과 보장 제외 항목을 미리 점검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동파와 누수 사고가 잇따르면서 전세·월세 거주자의 보험 보상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늘고 있다. 사진=챗GPT 이미지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