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사고 발생 직후 경황이 없는 틈을 타 사설 견인업체 직원의 말만 믿고 렌터카를 이용했다가, 정작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해 피해자가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3일 자동차사고 대물배상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 유의사항 및 행동요령’을 안내했다. 금융감독원은 피해자가 렌트비 보상 기준을 정확히 알지 못해 불필요한 금전적 손실을 입지 않도록 보험사의 안내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렌터가 이용 여부, 사고 현장서 즉시 결정할 필요 없어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때 보험사 보상 담당자가 아닌 사설 견인업체 직원이 접근해 특정 렌트업체를 추천하며 차량 이용을 종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장에서 즉시 렌터카 이용 여부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 금융감독원은 “사설 견인업체 직원이 렌터카 이용을 권유하더라도 현혹되지 말고, 피해보상 방식을 차분히 고민한 뒤 보험사에 문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사고 이후 차량을 운행할 일이 적거나 입원 치료 등으로 운전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굳이 렌터카를 빌리는 것보다 ‘교통비’를 현금으로 받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다. 보험 약관에 따르면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해당 차량 렌트 비용의 35%에 해당하는 금액을 교통비로 받을 수 있다.
쌍방과실·단독사고 땐 보상 제한… “약관 꼼꼼히 따져야”
“피해자니까 보험사에서 다 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렌터카를 이용했다가는 예상치 못한 비용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사고 유형과 과실비율에 따라 렌트비 지급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상대방과 과실을 나누는 ‘쌍방과실’ 사고의 경우, 피해자라 하더라도 본인의 과실비율만큼 발생한 렌트 비용은 직접 부담해야 한다. 반면 렌트 대신 교통비를 선택할 경우,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본인 과실만큼 상계한 금액을 현금으로 보상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또한 ▲자차 일방과실 사고(본인 과실 100%) ▲구조물 충격 등 자차 단독사고의 경우 ‘자기차량손해’ 담보에서는 수리비만 보상할 뿐 렌트 비용은 보상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수리 대신 현금을 받는 ‘미수선수리비’를 청구한 경우 실제 수리 기간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렌트비를 받을 수 없으며, 차량이 정비업체에 입고되기 전 미리 사용한 렌트 기간에 대해서도 보상이 불가능하다. 견인비용 역시 차량이 자력으로 이동 가능한 상태였다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렌트비 보상 관련 표준안내문’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보험사는 자동차사고 접수 시 피해자에게 안내문을 발송, 사고 이후 렌터카 이용 절차 등 보상과 관련한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감독원은 “향후 자동차보험 보상담당 부서와의 협의회를 개최해 표준안내문 배포 등 보상기준을 피해자에게 철저히 안내하도록 당부할 것”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안내현황 등을 수시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성용 기자
대한민국 보험과 은행, 금융을 읽는 [한국보험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