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비 일시금에서 월·연 지급형으로
‘얼마나 오래 받느냐’가 경쟁력
암보험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에는 암 진단 시 지급되는 일시금 규모가 핵심 경쟁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보험금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지속적으로 지급하느냐가 상품 선택의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암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치료 이후 발생하는 소득 공백과 생활비 부담이 새로운 위험으로 부각된 영향이다.
◇ 월 지급형 상품 다양화…소득 대체 기능 강화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암보험은 진단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월·연 단위로 보험금을 나눠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치료비 보장에 더해 치료 이후의 생활 안정과 경제활동 복귀까지 지원하는 구조로 상품 설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연 10회 확정 지급 방식으로 설계해 최대 80세까지 보장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지급 기간과 범위를 분명히 제시해 장기적인 생활비 수령 가능성을 강조했다.
NH농협생명은 연 500만원씩 최대 2,500만원을 지급해 중기 치료 부담을 낮췄다.
메리츠화재는 ‘또걸려도 또받는암보험’을 통해 암수술, 항암약물, 방사선 치료 등 서로 다른 복합치료를 받을 경우 매년 최대 1,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해, 치료 유형이 달라져도 보장이 이어지도록 구조를 짰다.
월 지급형 상품에서는 소득 대체 기능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신한라이프는 월 200만원씩 5년간 총 1억2,000만원을 지급하는 구조를 통해 암 치료 이후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구간을 직접적으로 보완하도록 설계했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월 100만원씩 10년간 최대 1억2,0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소득 공백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외국계 보험사인 처브라이프는 생활비 보장에 특화된 지급 구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처브 매월받는 암생활비보험’은 암 진단 이후 최대 5년간 매월 생활비를 지급하고, 지급 기간 종료 시점에 생존할 경우 완치축하금을 제공해 치료 이후 회복 단계까지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 치료 전 주기·생활비까지 아우르는 보장 설계
치료 이후의 삶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암보험의 역할도 확장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6월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를 설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치료 이후 일상 회복을 지원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암 진단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2년간 매달 200만원씩, 총 4,800만원의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는 ‘다시 일상으로’ 보험을 통해 치료 이후 소득 공백과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장 범위를 넓혀 치료 전 과정을 포괄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악사손해보험은 ‘악사나를지켜주는암보험Ⅱ’를 통해 암 진단에 그치지 않고 수술, 항암방사선, 항암약물 치료까지 단계별 보장을 강화하고 생활자금 특약을 결합했다.
보험금 지급 이후의 삶까지 관리하려는 접근도 등장했다.
한화생명은 암 경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회 복귀 커뮤니티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경제적 보장 이후의 회복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접근성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유병력자도 모바일로 가입할 수 있는 암보험을 출시하며 가입 문턱을 낮췄다. 암 경험자와 고위험군을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적 건강보험이 치료비 보장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민영 암보험의 경쟁력은 소득 보전과 생활비 지원에 있다”며 “앞으로 암보험 시장은 진단비 규모보다 지급 구조와 지속성이 핵심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암보험은 진단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월·연 단위로 보험금을 나눠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챗GPT 이미지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