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실손은 오르고, 신규는 싸진다… 가입자 ‘양극화’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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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실손은 오르고, 신규는 싸진다… 가입자 ‘양극화’ 경고음


저이용자는 이탈, 고이용자는 잔류에 역선택 우려까지
흔들리는 ‘대수의 원칙’, 실손·건보 재정 부담 압박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2025년 제24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2025년 제24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연합뉴스

기존 실손의료보험료는 오르는데, 새로 출시되는 실손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실손보험 시장의 ‘가입자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6년 1~4세대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평균 7.8% 인상된다. 세대별로는 1세대 3%대, 2세대 5%대, 3세대 16%대, 4세대 20%대 인상률이 반영될 예정이다. 업계는 비급여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로 손해율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보험료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보험료 인상이 반복될수록 ‘실손을 거의 쓰지 않는 가입자’가 먼저 이탈하고, 청구가 잦은 고이용자가 상대적으로 남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위험을 넓게 분산하는 보험의 기본 원리인 ‘대수의 원칙’을 약화시키고, 남은 가입자 집단의 평균 손해율을 더 악화시키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 “2024년 1~6월, 4개사(점유율 약 50%) 기준’으로 가입자 65%는 지급보험금이 0원인 반면, 상위 9%가 지급보험금의 약 80%를 수령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즉 다수는 보험료만 내고, 소수의 반복 청구가 손해율과 보험료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고이용자 집중’은 비급여에서 특히 두드러진다는 것이 정책 당국과 연구기관들의 공통된 문제 인식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023년 전체 의료비 약 133조원 중 건강보험이 86.3조원(64.8%), 환자 본인부담이 32.6조원(24.5%), 실손보험이 14.1조원(10.6%)을 부담했다고 분석하며, 비급여 확산과 실손 연계가 의료비 증가의 구조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실손 보장이 본인부담을 낮추면서 의료 이용량을 늘리는 유인이 될 수 있고, 급여 영역에서는 건강보험 지출 확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비급여 확산과 병행진료가 맞물릴 경우 불필요한 이용이 증가해 건보 지출과 전체 의료비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국은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이용량 연동’과 ‘비급여 관리 강화’를 핵심 축으로 제시해 왔다. 2024년 7월 1일부터 4세대 실손은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비급여 보험료가 할인 또는 할증되도록 제도가 시행됐다. 지난해 4월 1일에는 실손을 “급여 의료비(보편적 의료비)와 중증 치료 중심으로 적정 보장”하는 방향의 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5세대 논의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손보험 개혁이 새로운 세대를 도입해 자부담률을 높이고 보험료를 낮추는 방식에 머물 경우, 과잉진료를 유발했던 도덕적 해이는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까지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보험금을 거의 청구하지 않는 가입자, 즉 ‘지급보험금이 0원인 약 65%의 가입자’는 상대적으로 낮아진 보험료만 부담하거나 아예 실손 가입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보험금 지급이 집중되는 상위 9%의 고이용자는 기존 상품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험료 수입 기반은 약화되는데 지급 부담은 줄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실손 개혁이 기존 세대 구조와 과잉진료 유인을 충분히 차단하지 못한 채 저이용자 중심의 보험료 인하에 그칠 경우, 비용 절감보다는 가입자 양극화만 심화되고 재정 악화는 오히려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실손보험료 인상이 반복될 경우 실손보험 시장은 결국 ‘실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가입자’와 ‘아예 가입을 포기하는 집단’으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과정에서 위험 분산 기능이 약화되면, 사적 안전망으로서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연재 기자
대한민국 보험과 은행, 금융을 읽는 [한국보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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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재 기자
dldus02@naver.com


출처 : 한국보험신문(https://www.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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